[월드투데이] 성매매에 대한 '새로운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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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독일에서 매춘부로 일하는 어마(가명)는 자신의 직업을 결코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쇼핑센터에서 일한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매춘이 다른 직업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
정부 허가를 받고 '로테스하우스닷컴'이란 공식간판까지 내건 업소에서 일하는 어마에게는 다른 근로자들처럼 건강보험과 유급휴가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월 법 개정을 통해 매춘부들에게도 근로자로서의 모든 권리를 부여했다.
어마는 "매춘은 결코 좋은 직업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남들만큼 상당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서유럽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직업인 성 매매(sex trade)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구소련 국가들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성 매매 관련 정책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유엔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유럽 지역에서만 매년 12만명의 불법 이민자가 매춘 등의 일자리를 찾아 서유럽으로 옮겨오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을 합치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다.
유럽국가들이 매춘에 대해 그동안의 자유방임주의적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성 매매를 공식적으로 합법화하지는 않았지만 법적 권리는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영국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매춘문제연구소의 마리에케 반 도어닝크 컨설턴트는 "매춘도 하나의 노동행위로 보려는 현실주의적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서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매춘을 불법이라고 규정해 왔지만 일정 지역내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매춘부들이 주거지역까지 활동영역을 넓혀오자 더이상 이 문제를 좌시할 수 없게 됐다.
성 접촉으로 전달되는 각종 질병이나 마약 밀매 등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 정부는 섹스 산업이 지하경제의 돈 줄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올해부터 정부 허가증을 받은 매춘부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대신 이들에게 건강보험과 연금,실업자 수당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허가증이 있는 매춘부들은 이른바 '길거리 가격'보다 30% 높은 70유로를 받을 수 있다.
독일도 올해내 매춘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매춘에 대한 규제가 정부 당국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매춘부들이 불법 이민자들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수요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홍등가에 출입하는 사람에 대해 엄청난 액수의 벌금과 징역형을 내리는 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도 1999년 유사한 법률을 만든 적이 있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같은 정책으로 매춘부들이 허가된 지역에서 벗어나 길거리나 아파트 지역으로 손님을 찾아 나서는 일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유럽 각국 정부가 성 매매라는 죄악(sin)에 대해 억제책 대신 '합법화와 과세정책'을 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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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0월7일자)에 실린 'A New Approach To The Oldest Profession'이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