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이례적으로 심리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전통적으로 경제학은 인간을 자신의 이익과 이성적인 판단을 가진 주체,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로 취급하는데 반해 카너먼 교수는 인간의 추리가 반드시 합리적이지 않다는 관점에서 경제현상을 풀어내려 노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문제를 심리학으로 접근해 독특한 학문적 업적을 쌓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카너먼 교수는 경제학이 비경험적인 과학이라는 전통적인 관점도 허물어뜨렸다. '경제학은 연구실의 실험을 통해 입증하거나 해결방안을 찾을 수는 없는 학문'이라는 기존 관념을 바꾼 것이다. 카너먼 교수는 심리학에서 습득한 종합적인 통찰력을 경제학에 접목시켜 경제조사분야의 새로운 기초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정통 경제학 이론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개인의 의사결정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온 학자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인간의 행동을 좀 더 잘 설명해 내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공식화된 예측이론'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의 업적은 경제학과 재정학을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지 심리학에서 파생된 통찰력을 이용해 인간의 본질적인 동기유발요인을 규명, 기존의 경제학 이론을 풍부하게 했다는 점도 그의 높은 학문적 업적으로 꼽힌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 < 약력 > * l934년 텔아비브(이스라엘) 출생 * 1954년 히브루대학 졸업 * 196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심리학 박사 * 1994년~현재 미국 프린스턴대학 심리학과 교수 * 주요 논문 및 저서='통계적 직관에 관한 연구', '불확실의 변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