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숙적'일본을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11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산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준결승에서 '돌아온 탕아'이경수가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린 데 힘입어 일본을 3-0으로 제압했다. 예선에서 부진했던 이경수는 첫 세트 듀스에서 오픈강타와 블로킹으로 승리의 물꼬를 튼 데 이어 3세트 26-25의 고비에서 이즈미카와의 속공을 막아내 이름값을 했다. 결승 상대는 공교롭게도 대표팀 신치용 감독의 고교(부산 성지공고) 선배인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중국을 3-2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심리적 부담 탓에 시작부터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갔다. 첫 세트에선 15-12로 앞서다 5연속 범실로 역전당한 한국은 신진식,이경수의 활약으로 어렵게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서도 고비마다 나온 상대 범실에 편승,승리했다. 신치용 감독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 탓인지 공·수에서 엇박자가 났다"며 "힘과 높이를 앞세운 이란과의 결승전은 첫 세트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