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여자마라톤 선수 4명이 나란히 금메달을 향해 달린다. 부산아시안게임 폐막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9시에 남측의 권은주(25) 오미자(32)와 북측의 함봉실(28) 김창옥(27) 등 4명이 출전해 건각을 겨룬다. 금메달 획득이 예상되는 선수는 각각 남한과 북한에서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권은주(2시간26분12초)와 함봉실(2시간26분23초). 지난 97년 춘천마라톤에서 '마의 2시간30분벽'을 깨며 데뷔 무대를 장식했던 권은주는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2시간20분대로 진입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춘천마라톤에서 2시간31분33초로 우승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다. 여름내내 강원도 태백과 횡계 등지에서 비지땀을 흘린 권은주는 11일 훈련캠프였던 경주에서 부산으로 입성했다. 북한의 함봉실은 한창 전성기를 맞고 있어 금메달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함봉실은 지난 4월 평양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6분23초를 기록해 북한의 마라톤 영웅 정성옥의 최고기록(2시간26분59초)을 갈아치웠다. 또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5천m와 1만m를 석권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한 선수들의 큰 걸림돌은 일본과 중국 선수들이다. 중국은 올해 동아마라톤 우승자 웨이 야난과 국내선수권 챔피언 리우민을 내세워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일본도 2시간25분 전후의 기록을 꾸준히 내온 히로야마 하루미와 오미나미 히로미 등이 레이스에 나선다. 지난 8일 부산에 들어온 함봉실은 "일본 선수만 제끼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산=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