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부동산시장의 활황세가 막을 내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시장정보에 민감한 대형 투자기관들이 보유한 현금(스마트머니)이 부동산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증시가 폭락하는 지금 미 경제의 침체를 막아온 부동산활황세마저 꺾일 경우 미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월지에 따르면 부동산투자 축소현상은 연기금펀드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8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아마다펀드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투자비중을 연초의 15%에서 최근 9%로 축소했다. 그대신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할 것으로 판단,제지나 화학회사 등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 부동산투자전문의 키네틱스뮤추얼펀드는 얼마전 뉴욕사무실 시장에 대한 우려로 일부 오피스 관련 리츠를 매각했다. 뉴욕사무실의 상당 부분이 금융회사에 임대되고 있는데 최근 월가금융회사들의 대대적인 감원으로 사무실시장이 타격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미 오피스시장의 약세는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현재 미 전국 오피스건물의 공실률은 1993년 이후 최고치인 15.7%에 이르고 있다. 대형 교직원연금인 TIAA-CREF도 부동산에 대한 투자액을 연초의 10억5천만달러에서 9억달러로 줄였다. 단기자금 운용자인 머니매니저와 금융플래너 역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동산관련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을 5~10%로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내리막 조짐은 부동산투자신탁 수익 동향에서도 잘 나타난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지난 2년간 계속 늘어나던 부동산투자신탁 수익이 지난 3분기에는 9%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와 증시약세에 힘입어 호황세를 누려왔다. 자금동향을 조사하는 AMG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34억6천만달러가 부동산 뮤추얼펀드에 순유입(유입액-유출액)됐다. 작년 같은 기간의 3억2백만달러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약세로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투자가 줄기 시작했다는 것이 월지의 분석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