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아남반도체의 노하우를 배워라." 지난달 아남반도체를 인수한 동부그룹 계열의 동부전자 임직원들에게 경계령이 내려졌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사장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아남반도체는 동부전자가 인수한 게 아니고 건설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인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칫 동부전자 내에서 있을 수 있는 '점령군'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그는 또 "동부의 아남반도체 인수는 기존에 회로선폭 0.25∼0.18㎛ 파운드리사업을 해오던 회사가 0.13∼0.09㎛ 첨단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며 동부전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또 "아남을 인수함으로써 동부의 파운드리사업이 5∼6년 앞당겨지는 효과를 확보했다"면서 "아남이 파운드리사업의 경영노하우면에서 앞서 있는 만큼 양사 통합은 경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