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남녘 동포들이 열렬하게 응원해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지난달 23일 부산에 온 북한 선수단 3백11명 가운데 1진 1백55명이 11일 오후 3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평양으로 떠났다. 이날 귀환한 북측 선수단에는 여자 53㎏급 역도 인상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리성희를 비롯한 역도 선수와 체조 사격 소프트볼 축구 레슬링 선수 등이 포함됐다. 오후 1시40분께 김해공항에 도착,버스에서 내린 북측 선수들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리성희는 '그동안 부산에서 지낸 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없이 대열을 맞춰 공항 검색대를 향해 총총걸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하지만 환영 인파 속에서 누군가가 "리성희 선수,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자 고개를 되돌리고는 웃으면서 "예"라고 답해주기도 했다. 여자 소프트볼의 김용은 "경기장에서 남녘 동포들의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더 열심히 해서 다음 경기에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공항 로비를 통과한 뒤 40여분간 대기실에서 머물다 계류장에 모습을 나타낸 북측 선수들은 공항 로비와 다르게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송 나온 호산나 교회 남녀신자 90여명과 취재진에게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거나 "안녕히 계세요"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유도 스타' 계순희와 '인간 장대' 리명훈 등은 오는 1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뒤 15일 귀환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