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메이커가 글로벌 동맹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도 성장의 호기를 마련하게 됐지만 글로벌 수준에 이르지 못한 업체들은 도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부품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형 부품업체들은 선진시장에 대한 부품 수출의 길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동안 국내 부품업계가 높은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해외진출에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이번 제휴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10여개의 현대차 협력업체가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 수천만달러 규모의 부품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또 협력업체들의 현지 시장 교차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서남아시아 중동 동유럽 등 '제 3시장'에 대해서는 국내외 협력업체들이 부품을 공동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군소 협력업체나 기술력이 취약한 부품업체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생산제품이 공동 구매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교차 공급구조 속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그늘'에 안주하던 부품업체들은 통폐합 등 또 한 차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