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할경우 태평양 전쟁 종전 후 일본 통치 방식을 본떠 전범혐의로 이라크 지도자 재판을실시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정부를 설치하는 등의 구체적인 이라크 점령 방안을마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타임스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군정설치는현재 논의되고 있는 여러 방안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아직까지 이라크 군사공격이나전후계획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후 미국과 다른 동맹국가의 병력을 이용해 이라크내 치안확보에 나서는 방안들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후세인 정권축출후 즉각적인 권력이양 대신 이라크에 군정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이 잇따라 나오자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과 아랍권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강력반대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고위 관리 말을 인용, 현재 행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계획은 미군 사령관이 이끄는 군사 정부에 이어 수개월 또는 수년 안에 민선 정부에 권력을이양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계획은 백악관이 처음으로 제시한 이라크 침공 이후 청사진으로 미 상.하원이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제거와 관련, 전쟁 수행권을 포함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타임스에 따르면 이라크 점령 계획은 후세인 정권 축출후 미군및 연합군이 대량살상무기 수색 작업을 벌이는 1년여 동안 토미 프랭크스 현 중부사령관이나 그 하급자가 이라크를 통치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점령 계획은 탈레반 축출 후 아프가니스탄 반군간 내전및 정국 혼란과같은 상황이 이라크에서도 재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후세인 축출후의 정권에 이라크 반체제 단체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파월 장관도 미국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를 통해 타임스 보도를 확인하면서 이같은 점령계획이 대 이라크 군사공격을 앞두고 논의중인 여러 이라크 전후 계획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후세인 정권을 무력으로 축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군정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그런 사태가 일어나길 바라지 않지만 그럴 경우 우리는 이라크에 보다 나은 정권을 세워야 할 의무가 있다"고말했다. 파월 장관은 "우리는 분명 비상계획을 마련중이며 일본과 독일 역사에서 보듯다른 모델들이 많이 있다"면서 타임스보도는 이중 한가지 모델만을 반영하고 있으며아직 대이라크 군사공격및 전후계획등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빅토리아 클라크 대병인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면 초기의 수개월간 치안문제가 가장 시급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설때까지 미국방부가 이라크내 대량파괴무기를 발견해내고 제거하는 역할을맡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애리 플라이션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들들이 중동, 특히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모색을 위해 공동노력할 것이라면서 유엔에 대해서도후세인이후의 이라크 안정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말햇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라크 군정설치보도와 관련, 미국은 이라크 국민이 폭넓은민주정권을 세우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군정 설치가 이라크 재건에 도움이 될 수있지만 조속히 권력을 이양한다는 것이 희망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라크 공격후 미국이 군정을 설치해 이라크를 점령할 경우이라크국민과 중동지역내 이슬람신도들의 반미감정을 촉발시켜 오히려 안정을 해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이같은 계획에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으며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이라크 전문가인 앤터니 코르즈먼도 "일종의평화군투입이 중요하지만 평화유지와 군정이나 통치위원회 설치문제는 상당히 다른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시아파 반체제 단체인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의 하미드 알-바야티 대표는 "미국측으로부터 그동안 미국의 역할이 배제된 이라크 거국 정부 구성을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런 점령계획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인이나 중동지역인들이 이를 절대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미국의 군정설치나 점령계획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연맹도 이라크는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면서 이라크에 외국군이 주둔할 경우 미국의 중동정책에 이미 분노하고 있는 아랍인들의 감정을 더 자극할 것이라고지적했다. (워싱턴.카이로 AP.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