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시 중심가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달려 도착한 완넨창(萬年場)가전양판점. 이 널찍한 건물에서 지금 유통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청두 토종 백화점 바이훠다러우(百貨大樓)와 중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궈메이(國美)의 '청두 가전시장 쟁탈전'이 그것이다. 두 매장은 완전 닮은꼴이다. 매장 1층은 TV 오디오 등 디지털 가전, 2층은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을 팔고 있다. 한 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른게 있다면 점원들의 유니폼뿐이다. 청두 입성을 호시탐탐 노리던 궈메이는 토착기업들의 '훼방'으로 시내 중심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 2000년 12월 완넨창(동쪽)을 비롯 동서남북 교외지역 4곳에 판매점을 열었다. 이미 알려진 회사이름을 십분 활용, 시외부터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대성공이었다. 대대적인 개점행사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박리다매식 가격인하 등으로 궈메이 돌풍을 일으켰다. 바이훠다러우가 내놓은 궈메이 타도 전략은 '그대로 흉내내기'. 바이훠다러우는 궈메이 판매점 4곳 바로 옆에 똑같은 형태의 가전판매점을 열었다. 두 가전매장의 경쟁 속에서 청두의 유통시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