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ETF시장 제기능 하려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이 오늘 개설된다.
KOSPI 200이나 KOSPI 50지수와 ETF가격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4개 펀드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한다.
현물주식을 바스켓으로 만들어 이를 하나의 종목처럼 거래하는 ETF는 새로운 투자대상의 등장이라는 측면 이외에 증시활성화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ETF는 대주(貸株)를 통한 매도나 공(空)매도가 가능해 주가하락기에도 적절한 투자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증시침체기에 나타나는 자금이탈과 그로 인한 각종 경제적 불안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도 선물과 옵션 거래를 통해 주가하락 위험을 방어할 수 있으나 ETF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또 국내기관들이 간접투자 상품과 ETF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앞으로 가치주나 성장주 등을 모은 다양한 ETF 개발이 가능해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주가 안정화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물과 옵션엔 투기적인 거래가 많았고,거래대금이 현물을 능가해 두 시장이 현물주가를 뒤흔드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ETF에 대한 투자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소액으로도 분산투자할 수 있고,별도의 만기가 없어 장기투자가 가능하며,선물과 ETF의 차익거래 등으로 선물로 인한 주가 급등락 현상도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TF의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시장이 제기능을 다할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따라서 재경부가 한때 검토했던 ETF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를 철회키로 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
시장개설 초기에 각종 유인책을 쓰는 것은 외국에도 흔한 일이고,ETF의 성격이 개별주식보다는 수익증권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증권거래소도 ETF거래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지난 1월 개설된 개별주식 옵션시장이 현물결제 방식을 택해 투자자들이 불편하게 여기게 됐고 그것이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져 개점휴업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대목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또 일부 세력이 차익극대화를 위해 ETF를 매수한 뒤 현물주식을 사들이거나,ETF를 매도한 뒤 현물주식을 매도하는 등 시장질서를 교란시킬 소지가 전혀 없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