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 전문기자의 '경영 업그레이드'] 부하를 일로 흥분시켜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다양한 취향을 가진 고객들을 제품 하나로만 상대할 수는 없다.
큰 것을 원하는 이들에겐 큰 것을,싼 것을 사려는 사람들에겐 싼 것을 내놓아야 팔 수 있다.
제품을 다양화하기 어렵다면 특정 고객집단을 목표로 정해 집중 공략해야 한다.
마케팅의 기본이다.
사람을 다루는 것이 주업인 경영자들도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부하들이 '개성있는'인간이란 걸 잊어먹을 때가 많다.
방침을 정하면 밀어붙이고,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차별 대우한다.
제품 하나 만들어 놓고 "왜 이 좋은 것을 사지 않느냐"고 소비자를 탓하는 꼴에 진배없다.
부하에는 네 종류가 있다.
적극적이냐,소극적이냐가 대분류 기준이다.
적극적인 사람 가운데는 상사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예스맨'과 상사 명령을 가려서 따르는 '비판적인 부하'등 두 부류가 있다.
소극적인 사람 가운데서도 상사에 복종하는 '순종자'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소외자'가 있다.
성격을 고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스타일대로 일을 시켜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는 어떤가.
자신의 말을 비판없이 따르는 예스맨들을 중용하고,순종자들에게 일의 대부분을 맡기는 상사가 적지 않다.
예스맨이나 순종자들에게 맡기면 일은 속도감있게 진척된다.
지적하는 소리도 없고 분란도 적다.
비판이 없으니 단합이 잘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이런 조직이 잘될 리 없다.
부서장이 생각 못한 아이디어가 나올 여지가 없고,부서장을 넘어서는 인재가 자라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판적인 나머지 두 부류의 집단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경영자의 핵심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비판적인 부하는 부서장들이 마음만 바꾸면 흡수할 수 있다.
상사가 '듣기 싫은 소리에도 귀를 열겠다'는 자세만 갖추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 인재들은 스스로 알아서 부서를 바꿔놓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간다.
정작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소외자들이다.
비판할 것은 있지만 속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회의 때 침묵하는 사원,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알기 어려운 직원들 말이다.
이들이 그대로 고독한 채 버려진다면 조직은 고만고만한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고 만다.
고독한 사람들도 스스로 뭔가 하나는 좋아하게 돼 있다.
이들을 일로 '흥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소극적인 천성에서 벗어나 큰 소리칠 수 있는,미친 듯이 매달릴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줘야 한다.
'직원의 고독'도 상사의 책임이란 얘기다.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