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속옷 라이벌인 비너스와 비비안이 빅모델을 기용한 TV광고로 "가을 여심(女心)"을 유혹하고 있다. 양사는 가을 신제품을 내놓고 자사 제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비너스는 올 봄부터 비비안 모델로 활약해온 김남주의 아성을 꺽기 위해 4억원이 넘는 출연료를 지불하고 고소영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너스의 무빙브라 CF는 나른한 오후의 사무실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고소영과 뒤에 있는 동료의 모습이 한 화면에 잡힌다. 고소영은 피곤한 듯 팔을 쭉 뻗어올리며 스트레칭을 한다. 무빙브라를 착용한 그녀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친다. 몸이 움직여도 브래지어의 컵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스트레칭 후에도 브래지어를 조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무빙브라를 하지 않은 동료는 의아한 듯 고소영을 바라본다. 실제 착용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기능 설명은 깜직한 브래지어 아이콘이 대신한다. 비비안은 명작동화 "키다리 아저씨"를 패러디해 여자라면 누구나 경험하고픈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유럽풍의 고성과 고즈넉한 호수.우아한 의상을 입은 김남주가 서 있다. 그녀는 호수 위에 정성스레 촛불을 띄우기 시작한다. 호수는 어느덧 사랑의 염원을 담은 촛불로 가득하다. 드디어 등장한 키다리 아저씨.그는 김남주에게 정중하게 왈츠를 청하고 춤이 끝나자 사라진다. 비비안 광고의 백미는 호수 가득히 떠 있는 아름다운 촛불들.하지만 광고 제작진은 1천개가 넘는 촛불이 꺼지지 않게 관리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