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 돌파...영어회의가 지름길] '합작.피인수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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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필립스LCD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A차장.
LG전자 소속일 때도 업무상 해외 거래선과의 접촉이 잦아 영어가 낯설진 않았다.
하지만 99년 합작사가 출범하면서 직속 상사가 미국인으로 바뀌자 차원이 달라졌다.
영어로 회의를 하고 영어로 보고서를 쓰고 나면 상사가 수시로 불러 영어로 지시를 해댄다.
"한마디로 영어의 바다에 구명 조끼도 없이 내던져진 느낌입니다. 처음엔 출근하면 업무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죠."
그는 지금도 아침이면 집 근처 학원에서 영어회화를 연습하고 퇴근 후에는 영어방송인 아리랑TV만 켜 놓는다.
합작이나 인수를 거쳐 회사 주인과 상사가 갑자기 외국인으로 바뀌면 임직원들이 느끼는 영어 스트레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회사 입장에서도 영어 교육이 우선 투자 대상이다.
삼성중공업 굴삭기 부문은 99년 스웨덴 볼보가 인수해 볼보코리아로 바뀌었다.
이 회사는 영국의 영어교육기관인 벌리츠와 계약을 맺고 서울 본사 인력 90명중 50여명에게 매일 아침 2시간씩 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50주짜리 이 프로그램을 위해 볼보코리아가 지출하는 비용은 1인당 최고 7백만원.
제일생명이 전신인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부터 개인당 매달 최고 20만원씩 영어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매일 저녁 강사를 불러 팀당 한 명씩 돌아가며 회화 교육을 받게 한다.
LG필립스LCD의 팀장급 이상 전 임직원은 LG그룹에서 실시하는 8주짜리 합숙영어훈련을 연말까지 의무적으로 다녀와야 한다.
알리안츠생명의 박희정 대리는 "우리가 영어를 배우듯이 외국인 경영진도 한국어를 배우고 영어를 천천히 말하는 식으로 배려를 해준다"며 "시간이 지나면 영어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