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中 금융불안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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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3년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다이샹룽(戴相龍) 총재는 정부 소유 4개 은행에 1천6백90억달러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이번이 부실은행에 대한 마지막 수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영은행들이 다시는 야참이나 점심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비유까지 써가며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들은 그의 맹세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고,실제로 그러했다.
최근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한 보고서가 말해주 듯 중국 정부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4개 국영은행에 대한 자본재 구성작업,즉 '공적자금 투입'을 또 다시 고려하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가 더 이상의 소모성 자금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 투입을 이번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실패한 은행개혁 작업에서 뭔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금융 개혁작업을 시작하면서 정치적 지원을 받아온 기업에 대한 대출금은 회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때문에 94년에는 국영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넘겨 받아 처리하는 특수 은행을 만들었다.
2년전에는 국영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8%대로 만들기 위해 3백26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은행들은 바뀌지 않았다.
은행가 중 누구도 국영기업(SOE)에 빌려준 돈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민간기업에 꿔준 돈만 신경 쓸 뿐이었다.
은행의 자본금이 바닥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고 곧 그렇게 되어 버렸다.
중국 정부는 99년 자산관리공사(AMC)를 세워 은행개혁 작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AMC는 은행원들을 불러다 교육시키고 국영은행들로부터 1천6백90억달러어치의 무수익 채권을 액면에 사들였다.
하지만 이 역시 무위로 끝났다.
경영권이 AMC로 넘어 왔지만 경영자를 교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었기 때문이다.
AMC는 보유 중인 부실채권 가운데 일부를 외국 기업에 매각하기도 했지만 일종의 '수건 돌리기'에 불과했다.
지난달 BIS는 중국 4대 국영은행 여신의 47%가 무수익이라고 분석했다.
이 비율은 한국이 몇년전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기록했던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신용평가회사인 S&P도 지난해 4대 은행의 무수익 여신이 중국 국내총생산(GNP)의 절반에 해당하는 5천4백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결국 모든 부담은 인민은행에 돌아가고 말 것이다.
AMC가 인민은행에 빚지고 있는 7백억달러는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조차 상환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중국 납세자들이 인민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해야 할 때가 멀지 않았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점차 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발표된 규모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중국 정부는 최소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AMC는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열쇠'다.
새롭게 작성될 개혁안은 AMC가 SOE의 예산권에 대한 권한은 물론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을 청산시키는 권한도 갖도록 해야 한다.
과거의 실수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야 중국은 금융불안에서 벗어날 수 잇다.
정리=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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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최신호(10월7일자)에 실린 'The Care and Feeding of China's Banks'란 사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