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바닥권에 다다른 것인가.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호전 전망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폭등했다. 전주말 태평양 건너 날아온 훈풍 덕도 크다 미국 다우지수 등이 지난주 이틀에 걸쳐 10% 가까이 올랐다. 유동성장세에서 시작된 버블이 꺼지고 본격적인 실적장세로 전환되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이남우 리캐피탈 대표)는 반응이다. 주요 기업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아직 변수가 너무 많다는 뜻이다. ◆ 바닥 찍었나 단기적으로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주 패닉(심리적 공황)에 가까운 투매가 나타났다. 이는 하락의 막바지 국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14일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는 상황에서 기관의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통상 추가 하락을 예상할 때는 물량을 정리하지만 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더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워낙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에서 반등의 폭도 작지 않을 것"이라며 "저점에서 10%정도 오른 640선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실적장세 오나 GE IBM 야후 등 미국 대표기업들이 다우지수 급반등의 시동을 걸었다. 실적이 예상치보다 호전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달 17일 LG전자, 18일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간판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특히 시장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실적은 예상치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장세로 급격히 전환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아직도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업실적은 기술적 반등을 위한 단기재료일 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기업실적의 호전으로 주가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얻었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업종대표주들의 실적호전은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그러나 580과 700사이의 박스권에서 지수가 이탈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