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 北 참가로 '화합의 아시아드' 성공 ..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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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전 회원국에서 9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사상 최대의 대회로 치러졌다.
한국은 한·일월드컵에 이어 세계적 행사를 대과없이 마무리함으로써 스포츠 역량과 함께 국가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86서울아시안게임과는 달리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국제종합스포츠 행사를 치러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 오랜 전란의 아픔을 겪었던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신생국 동티모르까지 참가함으로써 '화합'과 '우의'라는 아시안게임의 의의가 뚜렷하게 드러난 대회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에서 열린 종합국제대회에 북한이 처음으로 참가한데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참가는 스포츠를 통한 민족화합을 구현,21세기 첫 아시아드의 의미를 더욱 새롭게 했다.
북한은 대규모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해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고 남북체육 및 문화교류에 새 지평을 열었다.
한국은 98방콕대회에 이어 2연속 '종합 2위'를 이룩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한국은 당초 금메달 80개 정도를 목표로 했으나 무려 96개의 금메달을 따내 86서울대회(금메달 93,은메달 55,동메달 76)를 넘어서는 성적을 올렸다.
한국의 종합2위는 외환위기 이후 체육계 전반에 걸친 저변축소와 아마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무관심 확산 등 불리한 여건을 딛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값진 성과로 꼽히고 있다.
18개 종목에 출전한 북한도 여자역도 53㎏급의 리성희가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고 함봉실이 여자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국제경험 부족 등으로 종합 4위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9위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 개최로 부산이 얻게 되는 경제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
부산은 대회준비를 위한 경기장 건설과 각종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이미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얻어냈다.
또 향후 국제적 위상제고와 이에 따른 지역기업 및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더 큰 간접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를 통한 부산의 경제적 효과는 최소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또 연간 4억달러를 넘는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조직위원회 직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과 안전 통제,선수단의 교통편 지원,취재진을 위한 통신 시설,자원봉사자 운영 등의 분야에서는 서툰 일처리로 자주 문제점을 드러냈다.
북한과 관련해 조직위와 관계당국의 지나친 통제도 도마에 올랐다.
당국은 OCA 규정에 보장된 자유로운 취재 원칙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취재진의 출입을 막아 국내외 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