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의 불안이 계속되고 국내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통계청은 '9월 소비자 전망'을 조사한 결과 6개월 후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1백3.9를 기록,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달(1백6.2)보다 2.3포인트 더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경기 및 생활형편을 6개월 전과 비교한 소비자 평가지수도 97.2로 지난 1월의 최저치(97.4)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수는 월드컵으로 반짝 오름세를 보였던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수 위주로 진행돼온 국내 경기회복 가도에 완연하게 '빨간불'이 켜졌다. ◆ 자산가치 하락 영향 많다 소비자 평가지수는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면서 지난 8월(1백2.1)보다 4.9포인트 빠졌다.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자산별로는 주택.상가와 토지.임야의 평가지수는 각각 1백4.8과 1백1.3으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금융저축과 주식 및 채권 평가지수의 내림 폭이 컸다. 특히 주식 및 채권 평가지수는 80.6으로 6개월 전보다 자산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층의 비중이 올들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급증도 지수하락의 요인이 됐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12.7%에서 12.5%로 소폭 줄어든 반면, 빚이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14.9%에서 15.8%로 높아졌다. 전신애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빚이 늘고 자산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층이 늘었다는 것은 앞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 소비자 기대지수 2개월 연속 최저기록 경신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등에 대한 기대심리는 8월에 1백6.2로 지난 1월의 최저기록(1백6.7)을 깬 후 9월에 더 낮아졌다. 향후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는 그동안 줄곧 1백10 이상을 유지했으나 9월 들어 처음으로 1백3.9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도 연중 최저인 지난달 1백6.0보다 떨어진 1백4.5로 나왔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 8월의 경기 동행 및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향후 경기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