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복원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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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회생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지난주 패닉 폭락세를 경험했던 시장은 해외시장 안정에 힘입어 낙폭 줄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미국증시의 연속상승으로 투자심리가 기댈 언덕을 찾았고 이격도 등 제반 기술적 지표도 반등 공감대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기업체 실적이 사전 실적전망을 거치며 맹위를 떨쳤던 악재로서의 영향력을 거의 소진하는 분위기다. 최근 야후, GE 등의 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시장 급등에 불을 붙였다.
미국 경제지표도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소비자신뢰지수 등 소비관련 지표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타 지표는 그리 큰 우려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 우세하다.
여전히 문제는 수급상황. 기관의 매수여력이 미미한 가운데 최근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려온 개인은 지수 상승에 따라 차익매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어두운 경기전망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도 당장 장담하기 힘들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의 열쇠는 여전히 외국인이 쥐고 있다.
주가가 610선을 넘어서는 탄탄한 흐름을 보인 점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의 전강후약의 자신없는 모습을 상당부분 극복하는 심리적 안정감이 시장 저변을 흐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적 반등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고 이 흐름이 어느정도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시장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기업실적, 우려보다는 기대 = 3/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도래했다. 소비감소, 고용불안, 산업생산 위축 등 경제지표 악화에다 이라크 위기 등 비체계적 위험에 억눌려온 시장은 이제 탈출구로 기업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사전실적 예고를 통해 고해성사를 거친 기업 실적은 이제 괴리축소의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
야후의 실적 호재를 의구심으로 바라보던 국내 투자가들은 전통 거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 호재를 확인하고 어느정도 위안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고 실적 전망 하향이 지속되어 온 터라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주요기업의 실적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이고 이 와중에 호전 비율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현지시각으로 15일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실적을 공개한다. 전년동기 주당순익 10센트보다 호전된 13센트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마감후에 나오는 모토롤라 실적은 전년 7센트 적자에서 5센트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뒤이어 16일 나오는 애플과 AMD의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악화될 전망이 나오고 있고 IBM은 소폭 개선이 추정됐다. 17일에는 노키아,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 등이 예정돼있고 이중 노키아와 이베이의 실적에 좀더 기대를 거는 상황.
국내 시장도 14일 POSCO를 시작으로 17일 LG전자, 18일 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실적 공개 행진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으나 최근 급락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수치가 아닐 경우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각이 많은 형편이다.
◆ 기술적 반등 연장에 무게 =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지수의 기술적 반등이 단명에 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단기 과매도 차원에서의 기술적 반등의 한계치 경계안에 위치해 있다.
최근 급락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하락폭 보다는 반등폭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일단 박스권 상단인 630선이 1차 저항선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700선까지 반등폭을 상정하고 있다.
관건은 역시 미국 시장. 다우와 나스닥 등 미국시장이 주요지수가 지난주말 이틀간의 급등을 보이면서 강한 바닥 심리를 확인했고 9월 산업생산 호전 전망 등 일부 경제지표도 기업실적 호재를 지원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장 은행 등으로부터 시작된 낙폭과대주 중심의 되돌림 시도가 예상되고 있다. 당분간 조정과 상승이 되풀이되면서 저점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할 때 성급한 매매는 자제하고 추이를 관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기관이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됐다고 할 때 추가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600선 초에서는 지켜보면서 630~650부근에서 손실률 복원이 어느정도 이뤄진 종목 정리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미국시장이 2% 이상 이틀연속 오른 경우는 지난 3월과 8월에 한번씩 있었고 이후 시장흐름의 변화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이번에도 반등이 하루이틀 이상으로 예상되며 일단 650선은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하락추세를 탈피하려면 700선을 돌파해야 하나 시장상황이 크게 변한점이 없다”며 “기술적 반등세가 향후 2주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기업실적보다는 이라크 등 다른 변수의 악화 가능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로 수급선순환이 이뤄졌지만 이 균형이 깨질 경우 반등폭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630선 안착이 중요하며 단기 조정은 예상되나 주식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