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시장이 언제쯤 되살아날까. 요즘 IT 업계의 화두다. 여기에 대한 답변은 사람마다 다르고 뚜렷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의 흐름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가늠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IT 시장이란 주로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솔루션 등 정보통신관련 인프라사업을 가르킨다. 경제학자 그레셤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말해 주듯 인프라부문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줄어든다. 더 새로운 것을 찾아 응용사업에 눈을 돌려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발전을 살펴보면 인프라사업과 응용사업 비율이 초기 90 대 10에서 점차 50 대 50으로 변해간다. 인프라 쪽에서 보면 시장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산업 전체 시장규모는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 IT시장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제때 감지하지 못하고 내년 1분기에는 IT시장이 다시 살아나 다시 폭발적인 수요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PC통신이 인터넷 포털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의 일이다. 빨리 다른 형태로 바뀌지 않으면 사업 존속조차 힘들 수 있다고 역설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PC통신이 다시 부활해 IT업계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니 그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PC통신의 시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번 터진 팝콘이 다시 터지지 않는 것처럼 세상의 흐름을 타고 빨리 변화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IT인프라 시장도 PC통신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IT인프라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길은 응용시장을 개척, 인프라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50 대 50 현상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그냥 앉아서 막연하게 IT시장 회복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응용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한 축에는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또는 리빙 컨버전스라고 표현되는 '디지털과 생활의 접목'이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사람들의 행복한 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출 때 다시 IT시장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는 관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주)에스이 사장 kangsehoh@dreamw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