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시 라운드는 절대로 삼가야 합니다."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 출신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안병철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병철 원장(47)은 라운드하기 1시간전에 반드시 부드러운 음식으로 배를 채우라고 권한다. "새벽에 급히 와서 식사를 안한 채 라운드를 하기보다는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먹고 나가는게 낫습니다.배고픈 상태에선 체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됩니다." 안 원장은 지난 88년 겨울 골프에 입문했다. 6개월 정도 연습장에 나가다 이듬해 여주CC에서 첫 라운드를 했다. "새벽에 1번홀에서 풀 냄새를 맡으며 푸른 잔디를 보는데 '아 이게 천국이구나…'싶더라고요.지금도 첫 라운드의 감동을 잊지 못해요." 안 원장은 96년도에 절정의 실력을 발휘했다. 당시 육사골프장에서 1언더파 71타의 베스트 스코어를 낼 정도로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는 '싱글 골퍼'였다. 그는 지난 96년 1년동안 라운드할 때마다 드라이버샷의 페어웨이 적중률,평균거리,그린 적중률,퍼팅 수 등을 합산해서 정리를 해봤다고 한다. "당시 항상 70타대 스코어를 낼 자신이 있었거든요.그런데 1년후 스코어평균을 내 보니 81.3타가 나오더군요.역시 골프가 생각보다 어렵다는게 느껴지더군요." 요즘은 한의원일이 바빠 자주 라운드를 갖지 못해 스코어가 70타대 중반부터 80타대 중반까지를 오고 간다. 골프에서 이뤄보고 싶은게 있다면 홀인원. 드라이버샷이 2백6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인 안 원장은 이글은 10여차례 해봤지만 홀인원은 한번도 못했다. 그는 사상체질상 골프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소양인이라고 한다. "성격이 명랑하고 어떤 것을 가슴에 두지 않고 금방 잊어버리는 사람,약간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골프를 잘 합니다." 그러나 밤에 잠을 잘 못이루는 사람은 골프선수로 부적합하다고 했다. 한약이 골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안 원장은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어떤 프로가 내가 지은 한약을 먹고 그토록 원하던 우승컵을 안았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안 원장은 라운드할 때는 소화가 잘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고칼로리인 바나나가 제일 좋아요.감주스같은 것도 무난하고요.라운드 도중 술을 마시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