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정책 담당자들은 디플레 가능성을 일축한다. 글렌 허바드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강한 생산성과 견조한 소비세 등 미국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디플레 위험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주택담보 대출이 과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국의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잘못된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세계적 공급과잉은 업종별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도기적 현상이며 일본의 디플레는 정책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디플레 가능성을 부정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도 "1930년대 대공황이나 일본의 디플레는 모두 정책적 잘못 탓"이라며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물가속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디플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미 노스웨스턴대 로버트 고든 교수는 "최근의 물가 안정세는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과 컴퓨터 등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지금은 디플레가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디스인플레'라는 게 디플레 반대론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 들어 미국 물가 상승률이 1.8%로 작년의 2.7%보다 낮긴 해도 전체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지금까지 제조업 부문의 가격하락을 서비스 부문의 가격상승이 상쇄했다"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디플레를 아직은 가능성이 희박한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