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최대주주가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가 하면 공시를 번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 9부는 15일 창흥정보통신의 한인섭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한 대표는 거액의 회사 공금을 빼돌려 다른 기업을 인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10차례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백76억4천만원을 모았었다. 또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14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된 세림아이텍은 퇴출위기에 직면했다. 이 회사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최종 지정되면 삼진아웃(2년 동안 3번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다. 한신코퍼레이션도 올들어 끊임없이 나스닥시장 진출 관련 공시를 냈다가 코스닥증권시장으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 회사는 올 1월부터 매월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나스닥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나스닥시장 진출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공시를 냄으로써 역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다. 올들어 코스닥기업 가운데 2번 이상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회사는 모두 6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 만연한 △불성실공시 △시세조종 △대주주 횡령 △내부정보를 활용한 부당거래 △회계장부 조작 등이 가시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건전한 투자자들을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