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노벨화학상 수상 '다나카 고이치' :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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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열도는 평범한 샐러리맨 연구원인 다나카 고이치 시마즈제작소 주임의 노벨 화학상 수상으로 들떠있다.
도호쿠대 낙제, 소니 입사시험 탈락, 연구를 위한 사내 승진시험 자진포기….
이뿐 아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도 노벨 화학상을 탔다.
누구도 예상할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나카씨 본인조차도 이를 못믿을 정도였다.
스타 연구원으로 떠오른 다나카 고이치씨가 노벨상 수상 발표후 처음으로 15일 강연을 했다.
그는 이날 교토 국제회관에서 열린 75회 일본 생화학회 대회에 강사로 참석,'레이저 이온화 4중극 이온트랩-비행시간형 질량분석장치의 개발'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자 학회측은 당초 잡았던 강연장을 대강의실로 급히 바꿨다.
그는 특별강연도 했다.
노벨상 수상후 달라진 그의 위상이 확인된 것이다.
그는 강연후 가진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일본의 단백질 연구에 대해 미국 유럽으로부터 평가를 받은게 다행"이라며 "일본은 생명공학 연구에 보다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개발성과를 지난 87년 초에 발표했다.
그때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기묘한 분야를 연구했다는 인상을 준 것 같다.
우리들도 대단한 기술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매릴랜드대의 한 교수가 장래에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술인 것 같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학자들 사이에서 연구가 진척돼 최근에는 일본으로 역수입됐다."
-연구성과를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었는가.
"세계 최초의 단백질 질량분석계를 미국에 납품했다.
더 이상 생산을 하지 못했다.
시장이 없어 91년에 연구를 중단했다.
그 후 독일 학자들이 개량된 질량분석계를 계속 내놓으면서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나도 영국에 있는 자회사로 옮겨 범용기계 개발에 몰두했다."
-단백질 기능해석 등 포스트게놈 연구에서 일본이 앞설 수 있는 조건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같은 장치를 사용해서는 뒤쫓아 갈 수밖에 없다.
생명과학 연구자들과 함께 장치를 개발하지 않으면 미국이나 유럽을 능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본에도 장치개발에 협력하는 연구자를 늘릴 필요가있다."
-연구성과에 대한 보수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 연구원으로서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특허를 받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다.
특허를 취득하는 것보다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즐거운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85년에 회사가 특허를 출원,등록함으로써 내가 이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세계에 알려졌다."
-기업 연구자가 노벨상을 타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은가.
"일본기업들은 새로운 성과가 나와도 장시간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개선하면 일본의 연구가 선진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제약회사 연구자로부터 자신의 성과를 나중에 다른 연구자가 발표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일본 제조업이 부활하기 위한 열쇠는 무엇인가.
"연구자들이 보다 더 자신을 가졌으면 한다.
나는 이론 연구자가 아니지만 우연히 세계에 큰 역할을 하는 성과를 냈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일본에는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보다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외국의 연구자들은 성과를 자신을 갖고 발표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이점을 내세우는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수상해 연구소장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 됐는데….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연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 때문에 곤란하다.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게 좋다.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달라져서는 안된다.
지금과 같이 연구를 계속했으면 한다."
-앞으로 어떻게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인가.
"이미 단백질 해석에 사용되고 있는 당사슬이라는 고분자와 관련된 단백질의 응용연구를 시작했다.
최근 새로운 타입의 분석장치도 개발을 끝냈다.
조만간 열리는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교토=양승득 특파원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