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노벨화학상 수상 '다나카 고이치' :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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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열도는 평범한 샐러리맨 연구원인 다나카 고이치 시마즈제작소 주임의 노벨 화학상 수상으로 들떠 있다.
도호쿠대 낙제, 소니입사시험 탈락, 연구를 위한 사내 승진시험 자진포기...
이뿐 아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도 노벨 화학상을 탔다.
누구도 예상할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나카씨 본인조차도 이를 못믿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타 연구원으로 떠오른 다나카 고이치씨가 노벨상 수상 발표후 처음으로 15일 대중 강연을 했다.
그는 이날 교토 국제회관에서 열린 75회 일본 생화학회 대회에 강사로 참석, '레이저 이온화 4중극 이온트랩-비행시간형 질량분석장치의 개발'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자 학회측은 당초 잡았던 강연장을 대강의실로 급히 바꿨다.
이날 강연에는 학자 일반인 등 1천명 이상이 참석했다.
노벨상 수상후 그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다나카 고이치씨는 이날 강연에서 "실패는 성공의 뿌리"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수많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한우물만 파온게 노벨 화학상 수상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넥타이가 항상 같다고들 하지만 체크무늬를 좋아하기 때문에 똑같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강연을 시마즈제작소의 광고라고 생각하겠다"며 질량분석기법과 단백질 해석의 새로운 전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번 화학상 수상의 배경이 된 단백질 질량 분석기술개발과 관련된 뒷얘기를 들려 주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실패의 연속이었다"며 입사 이후의 연구생활을 털어놨다.
현재 진행중인 '당의 사슬'(糖鎖)분석기술을 슬라이드 그림 및 수식 등을 활용,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연구해온 동료와 대학교수들을 거명하면서 "동료가 있었기 때문에 큰 상을 받았다. 이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후 다나카씨는 일본 생화학회로 부터 명예회원에 위촉됐다.
이에 앞서 시마즈제작소는 이날 아침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다나카씨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벨상기념 연구소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초대 연구소장에는 다나카씨가 내정됐다.
이 연구소는 연구원 10명으로 발족될 예정이다.
시마즈제작소는 또 다나카씨에게 특별 포상금으로 1천만엔도 지급키로 했다.
다나카씨는 이같은 소식을 듣고 "사람의 건강을 증진하는 연구와 이미 개발한 'MALDI'(매트릭스지원 레이저이온화법)를 상업화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강연 후 기자와 만나 "일본의 단백질 연구에 대해 미국 유럽으로부터 평가를 받은게 다행"이라며 "일본은 생명공학 연구에 보다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성과에 대한 보수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 연구원으로서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특허를 받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다.
특허를 취득하는 것보다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즐거운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85년에 회사가 특허를 출원, 등록함으로써 내가 이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세계에 알려졌다."
-기업 연구자가 노벨상을 타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은가.
"일본기업들은 새로운 성과가 나와도 장시간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개선하면 일본의 연구가 선진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제약회사 연구자로부터 자신의 성과를 나중에 다른 연구자가 발표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일본 제조업이 부활하기 위한 열쇠는 무엇인가.
"연구자들이 보다 더 자신을 가졌으면 한다.
나는 이론 연구자가 아니지만 우연히 세계에 큰 역할을 하는 성과를 냈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일본에는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보다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외국의 연구자들은 자기 성과를 자신있게 발표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이점을 내세우는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연구를 해 나갈 것인가.
"이미 단백질 해석에 사용되고 있는 당사슬이라는 고분자와 관련된 단백질의 응용연구를 시작했다.
최근 새로운 타입의 분석장치도 개발을 끝냈다.
조만간 열리는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교토=양승득 특파원 strong-kor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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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 생년월인:1959.8.3
. 출신대학:도호쿠(東北)대 공학부 전기공학과
. 1983.4.1 시마즈제작소 기술연구본부 중앙연구소 입사
. 1976.5 계측사업본부 제2과학계측사업부
. 1988 '레이저 이온화 비행시간형 질량분석법 연구'로 일본 질량분석학회 장려상 수상
. 1992.1 영국 크라토스 그룹에 파견
. 1992.12 중앙연 분석사업분부 제1분석사업부 기술부
. 1997.4 영국 시마즈 현지연구소 파견
. 1999.11 영국 크라토스 그룹에 재파견
. 2002.5 계측사업본부 생명공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