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일주일 오름폭 반납, "추가 하락 vs 기술적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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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강력한 조정에 들어서며 1,240원대로 내려섰다.
개장초 5개월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 연장 기미를 보였던 환율은 파상적인 매도 공세에 속절없이 급전직하했다. 장중 등락폭이 20원을 초과, 3개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지선으로 내세울만한 레벨이 없었다.
시장은 전날부터 무거워진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폭발하듯 발산됐다. 역외세력의 매도 공습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 등과 맞물렸으며 역내 손절매도가 하락의 골을 깊게 했다. 그동안 하방경직성을 강화했던 업체 결제수요는 자취를 감췄다.
예상 밖의 큰 조정에 부닥쳐 시장 심리도 뒤엉켰다. 상승세 조정과 단기 고점 인식에 따른 반락 추세 전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다음날 기술적인 반등도 예상되지만 이날 낙폭이 너무 컸던 탓에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도 상존한다. 쉽사리 방향을 잡기 힘든 분위기가 역력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6.60원 내린 1,246.9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9일 1,246.60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일주일 동안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덜어냈다.
전날 종가대비 기준 낙폭으로 올해 최대임을 물론 지난해 5월 2일 16.90원(1,319.70~1,302.80원)이후 가장 컸다.
이날 장중 고점은 지난 5월 17일 1,270.50원까지 올라선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1,267.50원, 저점은 1,246.90원을 기록했다. 전날 6개월래 최소인 1.80원에 그쳤던 하루 변동폭은 이날 20.60원에 달해 지난 7월 26일 22.80원이후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다.
◆ 기술적 조정과 추가 하락의 간극 = 시장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저가매수에 치중했던 심리가 반등시마다 매물 출회로 꼬리를 내렸다. 대우차 관련 GM의 물량이 시장에 본격 모습을 드러냈고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 공급요인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달러/엔 상승이 주춤한 점도 달러매수에 나설만한 동인을 잃게 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해외 투자은행(IB)이 NDF시장에서 샀던 것이 증시 여건 호전으로 부담이 돼 이를 덜어냈다"며 "특별히 받쳐줄 만한 지지대도 없이 달러되팔기(롱스탑)가 하루종일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폭락에 대한 휴유증으로 내일 소극적인 거래가 예상되며 1,242~1,252원 정도 등락 여지를 둬야 할 것"이라며 "조정을 거쳐 위로 다시 올라갈 힘을 받으려면 외국인 주식순매도 전환 등 계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어제 GM물량이 1억달러 이상 있었는데 일부 은행에서 이를 출회, 손절매도가 촉발됐다"며 "달러/엔의 125엔 진입이 여의치 않음을 확인하고 IB들이 보유물량을 던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종가가 저가로 끝나 밤새 달러/엔이 오르지 않으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며 "내일 실수요가 중요하며 1,240~1,255원의 넓은 범위를 보되 매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역외세력의 '힘', 물량 부담 = 손절매도의 악순환 고리에 엮인 채 환율은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의 이미지를 재현했다.
역외세력이 전날 NDF시장에서 이어진 물량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날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매도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역외매매동향에 몰린 가운데 전날 대우차 관련 물량 공급분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손절매도가 촉발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28억원, 161억원의 주식순매수로 나흘째 '사자'우위를 이었다. 역외매도를 적극 유도한 가운데 공급요인이 축적됐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급등 연장으로 상승세를 연장, 124.64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개장초 4개월 최고 수준인 125.05엔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옵션물량 등으로 125엔 상향돌파에 어려움을 겪은 환율은 수출업체 매도, 뉴욕 증시 하락 전망 등으로 서서히 반락했다. 또 하야미 마사주로 일본은행(BOJ)총재의 엔화 지지 발언도 달러/엔 낙폭 확대에 가세했다.
달러/엔은 한때 124.00엔까지 하락한 뒤 한국 시각 오후 5시 58분 현재 런던장에서 124.29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원화의 급격한 강세로 100엔당 1,010원 밑으로 떨어졌으며 같은 시각 1,00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딜러는 "주가 상승 등으로 일본 경제와 차별화 됐다는 시각이 확산될 것"이라며 "주가가 600선이 깨질 때 1,020원대에 도달했으나 650선으로 가면 1,000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역외선물환(NDF)환율의 오름세를 반영, 전날보다 3.50원 높은 1,267.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고점인 1,267.5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역외매도와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처분으로 급반락한 환율은 오전 11시경 1,258.10원까지 되밀린 뒤 추가 하락이 저지된 채 1,259~1,260.50원에서 거래됐다. 장 막판 반등을 강화한 환율은 11시 52분경 1,261.20원까지 올라선 뒤 1,261.00원에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60.8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역외매도 재개, 달러/엔 반락 등을 차례로 반영, 오후 3시 16분경 1,251.5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한동안 1,251~1,254원에서 숨고르기를 하던 환율은 은행권의 적극적인 손절매도로 4시 27분경 저점인 1,246.90원까지 급강하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4,8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3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8억7,600만달러, 4억6,370만달러가 거래됐다. 17일 기준환율은 1,258.0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