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일터] '한국P&G' .. 직원이 최고재산 '기업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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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돈,건물,브랜드는 남겨놓고 직원들을 데리고 떠난다면 이 회사는 망할 것입니다.하지만 모든것을 가지고 가더라도 직원들을 남겨둔다면 우리는 10년내에 모든것을 재건할 수 있습니다."(1947년 리처드 듀프리 P&G 사장)
인적자산을 소중히 여기는 P&G의 철학을 말할 때 흔히 인용되는 연설문이다.
"직원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기업이념은 오늘날 이 회사가 세계 유수의 다국적 파워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게 된 원천이 됐다.
한국P&G의 모든 시스템 역시 "기업의 힘"이 사람에서 나온다는 대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 예를 보자.
이 회사 팀 A대리는 최근 대학로에 있는 한 심리상담기관에서 스트레스 상담을 받았다.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긴장이 잔뜩 쌓인데다 결혼을 앞두고 신경쓸 일이 많았던 탓이다.
상담료는 회당 20만원.
만만찮은 비용이지만 마음은 가볍다.
회사에 있는 "직원조력프로그램(EAP)"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전문기관을 지정해 직원이 직장이나 개인문제로 상담및 치료를 원할 때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회사가 인적자산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내부승진제도를 철저하게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각 부문 관리자는 물론 최고경영진까지 내부에서 키운다는 것이 P&G의 방침이다.
외국회사로는 드물게 신입채용을 우선하는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다.
이병구 인사팀장은 "내부승진 원칙을 지키면 직원들에게 남다른 주인의식과 도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의 관리자"들에겐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 회사의 사내대학은 학계에서 직원교육 프로그램의 전형으로 꼽힐 정도다.
회사 인트라넷에 "전자교육(e-learning)"시스템을 구축해 인사 구매 회계 마케팅 생산 등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정보를 축적해뒀다.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서 "팁"을 얻을 수 있는 것.
신입사원들을 위한 체계적인 특별교육도 따로 있다.
인재양성에 대한 각별한 신념과 투자는 이 회사에 "인재사관학교"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함께 성장하기"라는 철칙도 눈길을 끈다.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자는 "공생과 상생"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 있다.
일례로 기혼 여직원을 위한 조직인 "WSW(Woman Support Woman)네트워크"는 여자선배가 여자후배의 "멘터(조언자)"가 되어주는 시스템이다.
주기적으로 만나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머리를 모은다.
이 뿐이 아니다.
1박이상 출장.회의.교육을 떠날 때는 일정금액의 탁아비나 간병비를 지급한다.
남녀 모두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유연한 근무환경 때문에 여대생들은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맨먼저 P&G를 꼽았다(2002년 인터넷 리크루트 업체 엔잡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부임한 앨 라즈와니 사장도 이른바 "발품경영(Management By Walking Around)"을 내걸고 대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틈만 나면 신입사원부터 관리자까지 현장 직원들과 만나는 것.
전사적인 지원 아래 P&G 사람들은 지금도 "P&G파워"를 끊임없이 키워가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