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브라질이 룰라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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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브라질의 중산층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일명 룰라) 후보가 시장친화적 정책을 훼손하지 않고 브라질 경제의 난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룰라 후보가 브라질 대선 1차투표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은 것은 '신 자유주의'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룰라는 노조 지도자 출신인데다 좌파인 노동당(PT)의 당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행동노선을 좌파에서 중도로 옮겼으며,자유시장 경제의 원칙을 많이 수용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배경과 대조되는 행동을 보이고 있는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주 현 대통령의 사례는 이같은 해석을 가능케 해준다.
카르도주 대통령은 종속이론 개발에 기여한 좌파 성향의 교수였다.
종속이론에 따르면 브라질과 같은 개도국들은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경제에 의해 착취를 당해왔다.
하지만 재무장관을 지내기도 한 카르도주 대통령은 보수적이면서도 시장지향적인 정책을 폈다.
1994년 카르도주 대통령은 새로운 통화단위인 헤알화를 도입,연간 5천%를 웃도는 인플레를 잠재웠다.
그는 비효율적인 국영통신 및 전력기업을 민영화하기도 했다.
카르도주 대통령이 추진해온 정책들이 여전히 인기가 있음에도 불구, 룰라 후보가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당과 연관된 급진성향을 상당 부분 포기했음을 말해준다.
룰라는 그동안 90년대식의 시장 지향적 개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규모 공공부채를 못갚겠다고 버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협력,세계 금융시장에서 브라질의 명성을 되찾는데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확대에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으나,재 국유화를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사회주의는 더 이상 브라질과 다른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이 갖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통하지 않는다.
특히 좌파 출신이 90년대 이룬 업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브라질이 직면한 난제를 더 잘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룰라는 또한 범죄문제에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법관마저 부패했다고 비쳐지는 곳에서는 인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범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게 더 쉽다.
룰라가 어떻게 브라질의 공공부채를 다룰지는 분명치 않다.
브라질의 공공부채는 지난 수년간 국내총생산(GDP)의 30%에서 60%로 불어났다.
룰라가 이 부채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는 최근의 주가 및 헤알화의 급격한 하락을 설명해준다.
비록 그가 공공부채에 대해 "재협상을 하기보다는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말이 지켜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브라질의 많은 중산층은 룰라가 경제 및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용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믿고 그를 지지했다.
이같은 기대가 충족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어쨌든 그에 대한 중산층의 폭넓은 지지는 브라질이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의미하는 게 분명하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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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S 베커 미 시카고대 교수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1일자)에 기고한 'Brazil:If Lula Wins,Free Markets Will Surviv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