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다우지수가 3백78포인트 급등한 1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의 증권시황 제목은 '슈퍼 화요일'이었다. '슈퍼'란 수식어는 월가가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다우지수가 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연 4일간 9백70포인트(13.3%) 올랐으니 월가가 흥분할 만도 하다. 다우가 4일간 이처럼 급등하기는 1933년 이후 7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 대량거래 수반으로 바닥논쟁 자취 감춰 =4일간의 급등으로 다우지수가 한달만에 가뿐히 8,000선위로 올라서자 지난주까지 증시의 관심사였던 '바닥논쟁'은 아예 사라진 듯한 분위기다. 그 자리에는 지금 '상승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이냐'는 주제가 열띤 토론대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조정은 있겠지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번 상승이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측면도 있지만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구체적 재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지난 10일 대반등의 첫 시동을 건 것도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기업인 GE의 수익 호전이었고 이날도 씨티그룹 포드자동차 존슨&존슨 등 굵직한 기업들의 예상보다 높은 수익 발표가 주가 폭발을 이끌어 냈다. 기업수익을 추적하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은 지난주 4.7%로 예상했던 3분기 기업수익 증가율을 이날 5.2%로 상향 조정했다. 전통적으로 4분기 증시가 좋았다는 점도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또다른 이유다.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숏셀러들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들인 것도 시장의 방향을 암시해 준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그럴 조짐들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자금이 몰리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지난주초까지만 해도 하루 거래량이 좀처럼 15억주를 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18억~19억주에 달하고 있다. 이달초까지 주식시장을 이탈하던 자금들도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파트너증권의 피터 카디요 연구소장은 "증시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이번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진단했다. ◆ 대세 상승은 시기상조 =상승세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번 반등이 과매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장마감후 발표된 세계최대 반도체칩 메이커인 인텔의 수익발표와 주가동향이 이를 말해준다. 인텔은 정규장에서 9% 급등하면서 다른 반도체종목의 상승을 이끌었으나 장이 끝난 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거래에서 무려 12% 폭락했다. "경기가 아직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앤디 브라이안트 인텔 CFO(최고재무 책임자)의 얘기는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다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7월 한달동안 다우가 17.5% 급등했다가 다시 추락한 것처럼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