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세계 기업들이 소장하고 있는 고가 예술품을 대거 내다 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비방디 유니버설은 최근 소장 중인 2천5백여점의 예술품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중에는 피카소 미로 리텐슈타인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파산한 미 에너지 기업인 엔론도 마틴 퓨리에의 조각상을 78만2천달러를 받고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매각했다. 영국의 TI그룹이나 페어팩스처럼 재정적 어려움이 없는 기업들도 현급확보를 위해 예술품 처분에 한창이다. JP모건과 도이체방크는 올 들어 예술품 수집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기업에 속한다. FT는 "한때 기업들이 유행처럼 고가의 예술품을 수집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사업의 필수 요소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보유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