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쪽으로는 청계산,앞으로는 신갈저수지가 내다보이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자리잡은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단지에 들어서면 20층짜리 쌍둥이 빌딩이 마치 콘도처럼 서 있다. 지난해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남편과 함께 이곳에 입주한 이영선 할머니(가명.72)가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입주 초기땐 낯선 곳에서 어떻게 지내나 싶었지만 지금은 이웃들과 어울리며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밤새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침실에서 일어나면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한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푼 뒤 혈당을 체크하기 위해 1층에 마련돼 있는 건강관리실을 찾는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를 한 덕분에 혈당이 많이 내려갔다. 아침 식사시간. 7층에 있는 식당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이 탁트인 느낌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맘에 드는 자리를 골라 앉아 메뉴를 선택하는 사이 어느 새 이웃들이 하나 둘씩 내려와 자리에 둘러 앉는다. 식사 후 1층 프런트 옆에 있는 우편함에서 생활안내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살펴본다. 우편물을 들고 옆에 있는 라운지로 들어서자 서울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거나 신문을 보고 있는 이웃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잠시후 실버타운에서 마련한 "자서전 쓰기"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2층 다목적실로 향한다. 테이블 위에는 전 시간에 진행되었는지 종이접기 작품들이 놓여 있다. 국문학을 전공한 자원봉사 선생님과 함께 여러 이웃들이 모여 자유롭게 자서전을 쓰는 시간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어느 새 점심시간. 자서전 동호회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 뒤 게이트볼 강습에 참여한다. 주거동 8층 야외 옥상에 위치한 게이트볼장은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매주 한 번씩 있는 모임과 강습에 참석하는 동호회원들이 많이 늘어났다. 저녁시간. 게이트볼 게임에서 진 팀이 다과를 준비해 놓은 데이룸으로 향한다. 각 층별로 중앙에 있는 이곳에서는 동호회 모임 외에도 장기,바둑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입주자가 새로 들어오면 환영 파티를 열기도 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도 하는 다목적 공간인 셈이다.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다. 오랜만에 1층에 있는 회원 전용 목욕탕을 다녀온 뒤 남편과 함께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선다. 주말이면 서울에 살고 있는 자녀들과 손자,손녀들이 묵어가기로 했다. 방문객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룸이 따로 있어 잠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하루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도 많고,동년배 친구들을 사귀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지내고 있습니다. 여생을 이곳에서 마칠 작정입니다. 이제는 다른 데 가서 못살것 같아요." 이영선 할머니의 목소리는 활기에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