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미 석유협회(API) 재고량이 지난해 3월 이후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는 소식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1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29.47달러로 전날보다 0.8%, 25센트 하락한 29.47달러에 장을 마쳤다. 또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1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25센트 내린 27.89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11월물은 오히려 8센트 올라 28.5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장마감후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가 주간 재고발표를 통해 지난주 원유재고가 940만배럴, 3.4%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재고량은 총 2억8천270만배럴로 앞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당초 전망치는 200만∼400만배럴 수준이었다. 최근 멕시코만 연안 허리케인 피해로 26년래 최저수준을 보였던 미 원유재고량은 이로써 7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시장관계자들은 "열대폭풍들이 물러감에 조업이 정상화돼 향후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며 "증가분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이 유가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유가는 17일 오후 발표될 미 에너지부(EIA) 재고 발표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하루 150만배럴을 생산하는 이라크에 대한 전쟁우려가 여전히 시장 변수로 잠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이라크 무력사용 결의안에 서명한 뒤 "이라크가 군사공격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지체없이 대량살상무기 의혹이 있는 어떤 장소든 U.N.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하고 완전히 항복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물 난방유는 전날보다 0.02센트 떨어져 갤런당 79.96센트를 기록했고 무연가솔린은 0.06센트 하락한 83.93센트에 거래됐다. 한경닷컴 배동호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