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는 교역량을 늘리는 차원을 뛰어넘어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등 경제협력의 질적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러시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중인 블라디미르 쉐르바코프 러시아 산업기업가연맹(RUIE) 부회장(54)은 16일 전경련 회의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전경련과 러시아의 RUIE가 내년 상반기부터 정례회의를 통해 이같은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소련 노동부?경제기획원 장관을 역임한 뒤 현재 아프타토르 홀딩스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쉐르바코프 부회장은 "한·러간 철도 연결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던 클레바노프 산업기술부 장관이 한국 정부와 구체적인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철도가 연결되면 양국 경제협력은 비약적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한 목적은. "전경련이 16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고 있는 러시아 수출상품전시회를 참관하기 위해 왔다. 포스코 등 주요 한국기업의 생산시설도 둘러볼 계획이다." -RUIE는 어떤 단체인가. "회원사가 30만개에 이르는 러시아 최대의 기업가 단체다. 소속 회원사들의 생산량을 합하면 러시아 연간 GDP의 70%를 차지한다. 소속 회원사들은 대부분 러시아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다. 부회장단은 25명이며 모두 러시아의 주요 기업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내년부터 정례화되는 한·러 재계 회의에선 무엇을 논의하게 되나. "많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진출로 인해 겪는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다뤄질 문제도 있지만 기업간에 서로 만나 협의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러시아측도 한국기업에 바라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필요성이 논의돼 왔다." -세계적 경기침체속에서도 러시아는 좋은 경제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러시아 수출품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수출을 통해 얻은 자금 대부분이 제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바람직한 현상도 정착돼 가고 있다." -러시아에 관심있는 한국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완제품은 이제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포드와 GM 필립스 도시바 등 주요 기업들은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