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켈리 미 대북 특사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의 방북기간중 북한 회담 대표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북한측이 처음에는 핵무기개발 계획을 부인하다 켈리 특사가 북한이 최소 핵무기 2기를 만드는데 충분한 플루토늄을 확보했다는 핵협정 위반 증거를 제시하자 핵개발 계획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켈리 특사 일행은 방북 첫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무기,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켈리 특사는 이 자리에서 북측이 우라늄 농축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 추진을 시인한 것은 이튿날 켈리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강석주 북한 제1외무부상을 만났을 때였다"고 말했다. CNN 방송은 이와관련, "켈리 특사가 북한의 시인에 충격을 받고 강 부상을 바라보자 그는 '당신의 대통령은 우리를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목했다. 당신네 군대는 한반도에 배치돼 있다. 물론 우리는 핵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강 부상은 특히 "우리는 강력한 무기들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며 핵무기 이외의 다른 대량살상무기도 개발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