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SDI 등 국내 간판급 전자회사들이 PDP(벽걸이) TV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경쟁자인 일본 업체들을 초기에 따돌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FHP 파이오니아 NEC 등 일본의 선발 업체들이 때마침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로 투자여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업체엔 호재인 셈이다. LG전자가 이 부문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 앞서 세계 최대 규모의 양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삼성SDI도 내년부터 3년간 PDP분야에 5천8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삼성SDI는 이를 통해 모두 3개 라인에서 연간 1백80만대를 생산,2005년까지 세계시장의 25%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17일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LG전자가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할 경우 2005년엔 삼성 LG 두 회사가 확보하게 되는 시장만 따져도 세계 시장의 50%에 달하게 된다. 국내업체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인치당 생산가격이 1백5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PDP TV가 본격적인 대중화 시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의 공장가동을 통해 생산능력이 안정화돼 있고 품질 및 가격경쟁력도 충분히 확보된 만큼 투자여력을 집중,단기간내에 일본업체를 따돌리겠다는 게 국내업체들의 전략이다. 국내업체들은 특히 시장상황이 각종 전시회나 방송 등 산업용 중심에서 일반소비자 시장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PDP TV 시장에서 산업용 수요는 지난해 21만대에서 2005년 1백15만대로 5배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나 가정용은 같은 기간에 14만대에서 3백65만대로 26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LG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풀라인업을 갖추는 한편 42인치 제품을 주력으로 미주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D램과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에 이어 차세대 영상장치로 부각되고 있는 PDP TV 분야에서도 멀지 않아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