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서방식 미용학원을 선보이려는 계획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학원은 미국 돈으로 카불에 세워지고 몇몇 세계일류 화장품회사들이 제공하는 화장품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학원의 목적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로 하여금 머리를 자르고 미를 다듬는 기술뿐만아니라 비즈니스 기술도 훈련시키는데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파트리시아 오코너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퍼머, 머리염색 기술에서 부터 부기(簿記) 작성에 이르기까지 일괄 취급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 미국 원조단체에서 일하는 메리 맥메이킨의 아이디어 산물인 이 프로젝트는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면서 이들에게 궁극적으로 재정적 자립으로이끌게될 비즈니스 감각을 심어주려는데 목적을 둔 것이다. 오코너는 "이것은 단지 립스틱만 제공하자는게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고문과 성적 남용에 희생되고 억압 받아왔다. 따라서 다른 나라 여성들이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와 동시에, 이들에게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방법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블론, 맥(MAC) 등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도움하에, 이같은 계획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부의 부지내에 오는 2003년 1월에 미용학원을 개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 장비와 미국측 지도에 따라, 이 프로젝트는 미용업에 이미 관심을 갖고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재교육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심지어 탈레반 시대에도 지하 미용실들은 있었다고 오코너는 설명했다. 한편 비평가들은 기본 필수품도 부족해 허덕이는 이 나라에서 화장품은 우선 순위의 하단을 장식해야만한다고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 평화ㆍ인권 여성연대’의한 여성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는 먼저 산파가 필요하며 그 다음에 마스카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견은 엊갈리고 있다. 카불에서 활동하는 여권운동가 파티마 가일라니는 "우리가 24년간 전쟁을 치렀다는 이유만으로도 예뻐지기 충분한 자격이 없단 말인가요?"라고 일갈한다. (서울=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