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년내 미국 실리콘밸리를 위협하는 기술 초강대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지가 최신호(28일자)에서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중국의 첨단기술,실리콘밸리에 위협인가'란 제하의 커버스토리에서 "화약 종이 나침반을 발명한 중국이 기술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운명적으로 기술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강국의 징조=오는 2004년까지 7개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가동된다. 중국은 이를 토대로 향후 세계 2대 반도체 생산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진단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이 몰려들기 시작한 상하이 과학공업단지 인근의 푸단대학은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처럼 반도체연구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떠오른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도 TCL 콩카 등의 중국업체들이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지배해온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8억5천만달러에서 올해 19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은 2006년엔 상업용 소프트웨어시장에서 인도와도 견줄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위크는 △베이징유전연구소의 쌀 유전자 해독 △내년중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위성기술 등도 높이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시코이아캐피털의 마이클 모리츠 파트너는 "중국이 10년내 무서운 기술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강국을 가능케 하는 것들=비즈니스위크는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위협하는 이유로 우선 풍부한 인재를 꼽았다. 중국 대학들은 지난해 46만5천명에 이르는 이공계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는 미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기술자의 고용 비용이 실리콘밸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도 기술 강국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마쓰시타 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들의 잇따른 연구개발(R&D) 투자가 중국의 기술력을 높이는 발판이다. 이들은 중국의 광대한 시장을 얻기 위해 기술을 제공한다. 중국의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 정책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MS가 최근 중국내 연구인력 훈련 등에 7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대만을 중심으로 한 화교기업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은 지난 9월 "9천만달러를 투자해 대륙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가 이룩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기술 사다리'를 오를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진단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