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신규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계약금 비율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통상 분양가의 20%선인 계약금 비중을 10%선으로 낮추는 것도 모자라 1,2차 분할납부방식을 적용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일부업체는 5%선까지 인하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잔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금융기관 융자를 알선해주고 이자까지 대납해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양방식은 금리가 인상되거나 시중의 자금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계약자들의 자금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하고 1~2년후의 금융시장동향과 자금납입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약금 비중 인하 러시=인천시 부평구 부흥로터리에 건립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부평마젤란21'은 계약금 15%를 1,2차로 나눠 받고 있다. 1차 계약금은 아파트의 경우 1천만원,오피스텔은 5백만원만 받고 나머지 계약금은 한달 뒤에 납부토록 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동의 '금강 에스쁘아' 33평형 아파트(분양가 1억3천만원)는 계약금 5백만원만 내면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융자알선해준다. 인천 강화군 '세광엔리치빌'도 계약금 10%를 1,2차로 나누고 중도금 70%를 금융회사에서 무이자로 융자 알선해 주고 있다. 용산구 남영동에 건립되는 오피스텔 '디아뜨센트럴'은 계약금을 5백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금융회사에서 빌릴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우려되는 부작용=건설업체들이 계약금 비율을 대폭 낮추는 것은 초기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분양만 잘되면 계약 이후 공정에 맞춰 금융회사에서 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분양대금 납입조건은 나중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자금부담 증가다. 중도금 융자 이자는 대부분 시중금리와 연동돼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최근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 인상했다. 외환은행은 '예스모기지론2'의 기준금리를 0.2%포인트 올려 연 6.49~6.79%를 적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연 6.5~7.1%에서 연 6.5~7.5%로 인상했다. 조흥은행도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0.1~0.2%포인트 올렸다. 앞으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건설업체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땅값과 건축비 대부분이 금융회사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는 실정이어서 금리는 사실상 사업성을 좌우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깨질 경우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업체들이 '중도금 무이자 융자알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분양가에 이자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다 광고 등 마케팅비용도 모두 분양가에 산정된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초기자금 부담이 적다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며 "분양가와 중도금 이자납입 조건 등을 세밀히 점검한 후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