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기 GEO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에서 루이 나이웨이(39)가 먼저 웃었다. 18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세계 최강' 루이9단은 '무서운 10대' 조혜연3단을 맞아 1백83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조3단은 초반 대세력작전을 펼치며 선전했지만 중반 우상귀에서 결정적인 실착을 범한 이후 루이9단의 완벽한 반면운영에 밀려 완패하고 말았다. 돌을 가린 결과 루이9단의 흑번으로 바둑이 시작됐다. 루이9단이 우상귀 화점에 첫수를 두자 조3단도 좌하귀 화점으로 응수했다. 이날 대국 초반은 전투를 선호하는 여류기사들의 바둑답지 않게 쌍방 차분한 진행으로 일관했다. 처음 전단이 발발한 곳은 우상귀.루이 9단이 흑19로 백 두점에 대한 협공에 나서자 조3단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 착점,검토실을 놀라게 만들었다. 백20으로 붙인 다음 22의 삼삼에 침입하는 '깜짝수'를 들고 나온 것.윤기현9단,강훈9단,이상훈7단,그리고 루이9단의 남편인 장주주9단 등 검토실에 나온 프로기사중 이 수를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일견 백의 무리라고 생각됐지만 막상 두어지고 보니 흑의 응수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게 검토실 기사들의 지배적 의견.44까지 흑은 우상귀 일대 약 25집을 벌어들이며 실리를 차지했지만 백도 막강한 외세를 구축하게 돼 국면은 오히려 백이 편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흑이 71로 끊었을 때 조3단이 절대선수로 생각하고 72로 젖힌 수가 이 바둑의 패착이 됐다. 우상귀 흑에는 39로 뻗어있는 한점을 이용해 87로 먹여치는 수가 있다는 것을 깜박한 것.웅장한 백세력 속에서 흑이 73으로 백의 요석 석점을 잡아 사실상 바둑이 여기서 끝나고 말았다. 국후 루이9단은 "초반 우상귀의 전투결과 흑이 별로 좋지 않다고 여겼는데 조3단의 실수로 운좋게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 2국은 오는 26일 제주도 칼호텔에서 재개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