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보유중인 농축우라늄 제조기술과 관련, 파키스탄이 유력한 기술이전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비밀리에 추진해온 핵무기 개발계획에 장비를 제공해온 주요 공급처는 파키스탄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전.현직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무기급 농축우라늄을 만들수 있는 가스원심분리기를 포함한 이 장비가 지난 90년대말 파키스탄과 북한간 구상무역의 형태로 북한에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파키스탄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재가동할 수 있도록 장비를 제공해 주고,그 대신 북한은 인도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을 파키스탄에 제공하는 형식이었다"며 "이는 양측간 이해가 완벽히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사실을 포착해낼 수 있었던 것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고강도 알루미늄을 다량 확보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미 정보기관이 감지해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몇 해 전부터 공공연히 나돌던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 소문에 대해 구체적인 물증을 찾지 못하던 미 관리들이 북한의 알루미늄 확보시도를 핵 개발과 관련된 "확정적인 증거"로 채택,북한의 시인을 이끌어낸 것이다"고 전했다. ○...미국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USA투데이는 이날 "북한이 핵무기의 대량생산체제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이상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1면 머릿기사에서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대량생산체제는 연간 6개이상의 핵무기 생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것이 가능하게 되면 북한은 세계 8대의 핵보유국가가 된다"고 밝혔다. 투데이는 또 "탄도미사일개발 능력이 있는 북한은 수년전부터 핵무기사용이 가능한 우라늄을 생산했으며 지난해부터 농축우랴늄장비인 가스원심분리기를 대량 획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계획 시인 사실 발표는 미국 행정부내의 강경파와 온건파간 긴장구도를 노출시킨 것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FT는 "부시 행정부내 보수파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과 체결한 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묻어버리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온건파인 백악관측이 이를 고수함으로써 실망해왔다"고 전했다. FT는 "보수파들의 유일한 희망은 북한이 국제 핵사찰단의 입국을 거부함으로써 기본합의를 위반했다고 선언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제임스 켈리 미 특사와의 평양 회담에서 우라늄 농축장비를 소유하고 있음은 시인했으나,가동에 대해선 부인했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켈리 특사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입수한 우라늄 농축장비의 통관서류를 내놓자 강 부상이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