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일과 행복..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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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ang@nice.co.kr
일본의 시마즈제작소라는 정밀계측기기를 만드는 회사에 근무하는 학부 출신의 평범한 회사원인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 주임이 2002년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일본 열도가 흥분에 휩싸였었다.
시마즈제작소는 직원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뿐 아니라 일본 증시의 폭락 장세에서도 주가가 급등하는 덤까지 얻었다.
그야말로 노벨상은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관문이자 학문의 최고봉을 가리키는 말이기에 다나카 주임의 노벨화학상 수상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고,올해 노벨상의 최고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인의 관심을 더욱 많이 끈 것은 다나카 주임의 노벨상 수상 사실보다는 이 평범한 회사원의 일에 대한 열정이 아니었나 싶다.
연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승진 시험을 기피하면서까지 43세가 되도록 주임이라는 직책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은 일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로 돈과 명예를 내세운다.
부귀와 영화를 좇기 위해 하는 일은 힘겹게 마련이고 당연히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그래서 월급과 승진을 자신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가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러한 자세로 일하는 사람치고 크게 성공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이런 사람들은 목전의 이익을 위해 당장의 실패를 두려워한다.
다나카 주임은 노벨상 수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쏟아지는 주변의 찬사,자신에 대한 대우의 격상,그러나 놀랍게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다나카 주임의 일에 대한 자세인 듯하다.
다나카 주임은 연구성과에 대한 보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연구활동이 즐거워서 만족스럽고,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연구활동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회사와 같은 조직활동에서 열심히 일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다양한 유인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일 자체를 만족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성실과 성취에는 비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어떤 유인책에 의해 성과를 올리려는 사람들보다 자기가 맡고 있는 일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