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자동차 철강 등 전통제조업 경기가 올해보다 위축되겠지만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은 비교적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2003년 주요 산업 경기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세계경기 침체,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시장도 위축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올해 특소세 인하 등으로 호황을 누린 자동차가 내년에는 소비심리 위축, 환율 하락 등으로 내수.수출 모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자동차산업이 공급과잉 상태인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철강도 연관산업의 침체와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내년 내수시장이 올해보다 1.6% 증가에 그치고 수출증가율도 3%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 및 내수 위축으로 내년에도 5%대 수준의 성장세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전통산업의 위축과 대조적으로 IT 산업은 미국의 IT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반도체시장이 15∼20% 가량 확대돼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분석됐다. PDA(개인정보단말기) PC 등 정보통신 및 가전제품 판매도 호조여서 내년 하반기엔 공급부족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미시경제실장은 "내년 경제운영의 초점은 주요 전통산업의 경쟁력 약화요인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건설업종은 내수 부진 및 해외수주 호조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투기억제 등으로 국내 수주가 3.7% 감소하는 대신 해외 수주량은 중동국가 재정상태 호전, 국내 건설업체 신인도 제고 등에 힘입어 18.2%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