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채권시장 동반약세] '증시에 호재'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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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세계증시가 미국을 선두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채권에 투자됐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 채권시장에 형성된 거품이 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위축은 상대적으로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고 이라크전쟁, 북한 핵문제 등 국제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채권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채권가격 약세 반전 득과 실
이달초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이 40여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세계 채권시장이 동반강세를 보인 것은 증시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9.11테러, 이라크전쟁 가능성 등 국제정세 불안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인 채권시장을 강세로 이끌었다.
하지만 여러 요인들을 감안해도 채권시장 강세가 너무 지나쳤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비안코리서치닷컴 채권시장 전략가 짐 비안코는 "올들어 미 채권시장 초강세를 설명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버블이 붕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 약세반전은 증시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1962년 4.12%를 바닥으로 '10월 증시랠리'가 시작됐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강세장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약세장이 장기화될 경우 자산가치 감소를 초래,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채권에서 주식으로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이 물꼬가 터진 듯 급격히 주식시장으로 흐르고 있다.
가장 큰 흐름은 채권형펀드의 주식형펀드로의 이동.
지난달 주식형펀드에서 1백5억달러가 빠져 나가고, 채권형펀드는 1백41억달러 늘어나는 등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주식자금이 채권으로 옮아가는 현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인 더글러스 글리고트는 20일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만기 재무부채권이 지난 1주일만에 연 3.78%에서 4.20%로 수익률이 초강세(가격급락)를 보이고, 30년짜리가 4.80%에서 5.10%로 치솟은 것은 대형 뮤추얼회사들이 채권을 대거 내다팔고 주식을 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시장전략가들도 고객들에게 주식보유율을 높이는 대신 채권과 현금보유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은 물론 2조달러 규모의 머니마켓에서 대기하고 있는 유동자금도 상당부문 주식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들도 주식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지난달 평균 1.3% 떨어졌다.
때문에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올해 남은 기간중 상승세를 타는 주식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육동인 뉴욕 특파원.신동열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