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국공략 나선 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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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일본 도쿄의 도시바본사.
넓은 프리젠테이션 룸에서는 익숙치 않은 광경이 벌어졌다.
매출 50조원이 넘는 이 회사 경영진이 한국의 몇몇 기자를 초청,3시간에 걸쳐 기업과 제품을 상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당초 간단한 브리핑 정도로 예상했던 기자로서는 의외였다.
도시바 계열사 가운데 PC TV 등 영상사업을 총괄하는 도시바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의 주관으로 이뤄진 이 행사에는 마에다 부사장을 비롯,각 부문 간부들이 나와 제품을 소개했다.
휴식시간에는 방 뒤편에 전시해 놓은 신제품들의 기능을 일일이 설명해주며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도시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니시다 아츠토시 사장은 "한국에서 도시바의 인지도는 아직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며 "올 초 설립한 한국지사에 많은 관심을 보여라"고 요청했다.
사실 도시바는 전자업종에 있어서 GE IBM 등에 이어 세계 8위권에 드는 거대 기업이지만 국내에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노트북PC만 해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나,국내에서는 삼성 HP 삼보 등에 밀려 6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도시바가 올 초 뒤늦게 도시바코리아를 설립하고 시장 공략에 뛰어든 것은 한국IT(정보기술)시장의 잠재력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그룹 전체로 2천5백40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해를 보낸 도시바로서는 한국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시바 외에 소니 파나소닉 NEC 등 쟁쟁한 일본 전자업체들도 최근 한국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일 월드컵 개최 이후 엷어진 반일감정과 커진 국내 IT시장이 그 배경이다.
몇년 전 "일본시장 뚫기"가 지상과제였던 국내업체들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같은 공세로 벌써 일본제품이 국산품을 앞지르는 품목도 생겨나고 있다.
국내 IT업체로선 안방에서도 본격적으로 일본과 맞서야 하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도쿄=산업부 IT팀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