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세계 경제대국의 유명 기업들도 뉴차이나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쓴맛'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의 실패사례 역시 중국 진출 희망 기업들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만하다. 실패사례 분석이 활발하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다. 유통업체 두 개가 생기면 한 개는 사라진다는 상하이. 1995년 상하이 푸둥 개발단지에 초호화 백화점을 앞세워 중국시장에 발을 내디딘 일본 백화점 바바이반(일본명 야오한). 출발은 좋았다. 개점 첫날 인파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몰려 성장가도를 달릴 태세였다. 하지만 바바이반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거론된다. 고객이 편리하게 지나 다니도록 매장 간격을 넓게 만들었는데 이게 오히려 문제가 됐다. 매장이 텅 빈 느낌을 줘 구매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중국측과 맺은 계약을 철저히 점검하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던 기업도 적지 않다. 2000년 12월 일본의 한 기업은 중국 업체와 체결한 기술공여 계약에 따라 기술자를 중국에 보냈다. 하지만 중국측에서 일본 기술자에게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아 기술지도가 중단됐다. 계약서 상에 급여와 기술지도 연계를 명확히 하지 않았던게 화근이었다. 중국측은 계약대로 기술지도를 지속할 것을 요구하며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코카콜라와 세계 음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의 펩시코가 1994년 청두에 설립한 합작사 쓰촨펩시에서 발을 빼기로 최근 결정한 것도 파트너 선정의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펩시코는 "중국측 파트너가 광고비를 과다계상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쓰촨펩시의 중국측 파트너는 중국 미디어산업을 총괄하는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 소유의 공기업이어서 무조건 믿었던게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