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을 겁니다. '대망'의 휘찬 역은 사극이라는 틀 안에 들어 있고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인 반면 '흐르는 강물처럼'의 지헌은 가벼운 역할이니까요." 11월2일 첫회가 나가는 SBS 주말드라마 '흐르는 강물처럼' 주연을 맡은 박상원(43)은 요즘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SBS 특별기획 '대망'에도 출연을 하고 있는 것. "처음에는 사양했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겹치기 출연을 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영희 PD가 인간적으로 호소하는 데는 어쩔 수 없더군요." '흐르는 강물처럼'은 중년의 위기를 맞은 부부 이야기와 20대 자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가족문제를 조명하는 드라마다. 박상원은 가장인 김도헌(장용)의 동생 김지헌역을 맡았다. 가벼운 만남을 지향하는 플레이보이이자 냉소적인 독신주의자다.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완전히 다른 두가지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박상원은 '대망'의 휘찬역이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휘찬은 눈과 혀만 움직이면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인물입니다. 움직임이 없지만 그가 앉아있던 자리엔 들고있던 부채가 완전히 꺽여져서 놓여있는,그런 인물이죠.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그 내면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흐르는 강물처럼'의 지헌은 이제껏 박상원이 연기했던 역할과는 사뭇 다른 인물이다. 모범적인 대학생,검사 등 '스탠더드'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데 반해 이번엔 사회적 관습이나 기존의 틀을 고려하지 않는 인물로 설정돼있기 때문이다. "연기 변신이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동안 해왔던 역할도 제각기 다른 인물들이었지요. 물론 과거와는 많이 다른 역할이긴 합니다만 이 역할을 박상원식으로 소화해볼 생각입니다. 작가가 쓴대로만 따라 하는 연기자는 죽은 연기자나 마찬가지니까요."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