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21일 북한이 핵 개발계획을 시인한 것과 관련,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대량살상 무기 확산을 막고 김정일에게 무장해제를 납득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조지 로버트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함께 일한다면 평화적으로 이 위협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을 25일 텍사스 크로포드별장에서 만나 좋은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6일 멕시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일본 러시아의 지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북한이 1994년 제네바합의를 파기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미국은 더 이상 제네바합의에 따른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명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경우 중국 한국 일본 등과의 협의를 거쳐 중유 제공 및 경수로 건설지원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안보상의 우려사항을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북한은 고립의 길을 자초했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취하고 있는 다음 조치는 지역내 우리의 동맹국들과 협의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외교를 통해 미국의 메시지를 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