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공급우위 완화 보합공방, "1,240원대 횡보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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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달러/엔 상승에 공급우위 논리가 완화되며 보합권에 착지했다.
전날 완연한 하락 흐름에서 방향을 쉽게 가늠하기 힘든 혼조 장세로 바뀌었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자금에 기댄 공급우위와 엔화 약세에 따른 상승요인이 맞부딪혔다. 개장초 1,230원대로 진입했던 흐름은 저가 매수와 달러/엔 상승으로 꺾인 채 매매 공방이 치열했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전날에 이어 꽤 나왔으나 미리 달러매도(숏)에 나섰던 세력들이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자 환율 하락이 제한됐다.
또 업체 네고물량과 역외선물환(NFD) 정산관련 매물 등의 매도요인도 있었으나 시장은 이를 소화했다. 외국인 주식순매도 전환이나 달러/엔 환율의 125엔대로 상향이 달러매수 요인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추가 모멘텀 확보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방향성을 확보할 만한 변수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횡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1,240원대에서 눈치보기가 심해질 전망이다.
◆ 시중 물량 파악 중요 =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오른 1,243.5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45.30원, 저점은 1,238.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30원을 기록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3,8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3억3,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300만달러, 3억5,320만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242.30원으로 고시된다.
이날 시장에서는 최근 환율 하락을 주도하던 공급요인은 위축됐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끊기면서 물량에 대한 과대평가 여부에 대해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1,230원대 후반에서 저가 매수 의지도 확인돼 1,238원이 1차 지지선이 되고 있다.
일단 시중 물량에 대한 파악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업체 네고가 1,240원대에서 출회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쉽게 어느 한쪽으로 치고 나갈 동인은 없어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 네고물량이나 외국인 주식자금 등이 각각 1억달러 이상 있었으나 이를 소화하면서 수급이 매칭됐다"며 "상승과 하락요인이 혼재돼 포지션 정리차원의 거래가 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GM대우차관련 차입금이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등 공급물량에 대해 과대평가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저가 결제수요의 파악이 쉽지 않아 아래가 단단한 반면 위로도 네고가 있어 1,240원대에서 횡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물량 파악이 힘들고 트렌드도 없는 상태"라며 "주식자금, 네고, NDF정산 매물 등이 많았음에도 어느 정도 물량은 소화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물량 압박이 없다면 내일 1,240∼1,250원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향후 주식시장과 달러/엔 중에 어느 것이 모멘텀이 되느냐가 중요하나 달러/엔은 바닥을 다질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예상했다.
◆ 외국인 주식자금 저울질 =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 금요일 5,000억원이 넘었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을 놓고 저울질했다. 전날 1억5,000만달러 이상이 공급된 데 이어 이날도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감안, 일부에서 미리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로 나선 뒤 이를 커버했다. 달러 매수요인이 됐던 셈. 또 국내 증시의 외국인이 사흘만에 주식순매도를 보여 최근 환율 하락을 주도했던 달러 공급요인이 위축되며 심리적인 상승 요인이 됐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88억원, 5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체 네고물량이 꽤 많이 출회되고 공급 부담이 있었음에도 달러/엔 상승 등이 이를 희석하고 시장 물량이 소화됐다.
전날 뉴욕에서 124엔대로 내렸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125엔대를 회복했다. 닛케이지수가 첨단주 실적 경계감에 8,700선으로 급락한 것도 엔 약세를 부추겼다.
달러/엔은 개장초 124.70엔대에서 서서히 되올랐으며 오후 5시 35분 현재 125.04엔을 기록중이다. 조만간 발표 예정인 은행 부실채권 대책과 미국 증시가 달러/엔의 방향을 가름할 전망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991∼992원선을 주로 오갔으며 같은 시각 993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40원 낮은 1,241.00원에 출발한 뒤 9시 48분경 장중 저점인 1,238.00원까지 밀렸다.
이후 1,240원을 축으로 횡보하던 환율은 달러/엔 상승과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차츰 되올라 상승 반전, 11시 44분경 1,244.0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보합권에서 매매공방을 벌이며 혼조세를 보이다가 1,243.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낮은 1,243.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곧 1,242.90원을 기록한 뒤 반등세를 강화, 1시 37분경 1,245.30원까지 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역외매도 등으로 환율은 하락 반전한 환율은 2시 32분경 1,241.60원까지 밀렸다가 엔 약세 진전 등으로 상승 반전, 3시 23분경 1,244.8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환율은 1,243.50~1,244.70원에서 등락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