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TFT-LCD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브라운관(CDT)메이커들이 수익중시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TFT-LCD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세계 CDT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SDI 관계자는 22일 "총 10개였던 국내 CDT 라인을 지난해 8개로 줄인데 이어 내년중 생산량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PC메이커들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TFT-LCD로 눈을 돌리고 있어 현재의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채산성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고 생산량 축소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할 경우 구체적인 규모와 방법 등은 내년 경영계획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개 라인을 중국 선전으로 보내고 1개 라인은 폐쇄해 연간 CDT 생산량이 2000년 1천9백만개에서 현재 1천5백만개로 줄어든 상태다. 세계 2위 CDT메이커로 국내에 6개 라인을 갖고 있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CDT를 포함한 전사업 영역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전세계 생산법인 수를 2001년 36개에서 내년말까지 20여개로,인원은 3만6천명에서 2만5천명 내외로 삭감할 방침이다. 세계 순위 5위 이하 업체가 몰려 있던 일본의 경우 마쓰시타가 이미 CDT사업에서 철수한데 이어 도시바는 올해초 3개에서 2개로 라인을 감축했다. 소니는 올해 말부터 중소형인 17·19인치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세계 CDT 수요가 2000년 1억1천4백만개에서 올해 8천5백만개,2005년엔 5천9백만개까지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최근 4개월간 가격이 30% 이상 하락한 TFT-LCD 수요는 내년엔 4천5백만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LG필립스디스플레이 관계자는 "TFT-LCD의 가격하락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서 CDT를 원하는 PC메이커가 늘어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의 수요 감소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