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요요마 초청공연 후원,난타 공연 후원,아이오페 문화 멤버십제 도입,문화 관련 서적 발간... 올들어 태평양이 벌인 문화활동 목록이다. 국내 1위 화장품 메이커인 태평양은 일찍부터 각종 문화행사 후원에 발벗고 나섰다. 화장품이란 상품이 지닌 특성 때문이었다. 상품 자체만 판매하는 일반 제조업체들과 달리 화장품 업체는 제품에 "꿈"과 "이미지"를 담아서 판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문화.예술의 고급스런 이미지는 브랜드 이미지에 품격을 더하는데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태평양이 올해 글로벌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런칭하면서 각종 문화활동을 후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동.서양 문화의 조화"란 개념 위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이니 만큼 문화 브랜드의 이미지로 가꾸겠다는 것이 태평양의 전략이다. 지난 3월초 한.중 수교 10주년 기념으로 상하이와 서울에서 차례로 열린 "상하이 방송교향악단 & 첼리스트 요요마 초청공연"이 필두였다. 이어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꼽히는 퍼포먼스 "난타"와도 손을 잡았다. 한국문화의 세계 진출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하는 자리였다. 이를 계기로 뉴욕 매장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방침. 아모레퍼시픽의 뉴욕 런칭 행사에서도 "난타"의 한바탕 난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이오페"의 경우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으로 멤버쉽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 활발한 제휴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 회원을 대상으로 알찬 문화예술정보가 담긴 소식지를 보내주는 한편 각종 문화행사를 주최하고 회원들을 초대한다. 제휴사 할인,사은품 증정 같은 다양한 부대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아이오페 아트 앤 컬처 이벤트"는 보기 드문 시도이다. 아이오페 사이트에서 매월 음악 미술 영화 무용 등의 문화아이템을 시리즈별로 제안한다. 오프라인쪽으로는 이와 연관된 "이달의 문화 이벤트"를 열어 회원들을 초대한다.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리사이틀 공연을 열고 1백명을 초청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중 또한번의 문화공연을 마련한다고. 아이오페의 전재황 브랜드 팀장은 "기능성 화장품인 아이오페의 과학적인 이미지에 아트 앤 컬처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예술적인 감성적 이미지를 더해 한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서는 문화와 관련된 서적 발간에도 나섰다. 10월에만 "광고로 보는 한국 화장의 문화사","우리 옛 여인들의 멋과 지혜" 두권을 내놨다. 한국의 생활문화와 여성문화를 집대성한 자료. 단순히 홍보자료가 아닌 사료로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의의가 있다. 태평양측은 "월드컵으로 전세계 이목이 한국에 집중된 2002년을 기념해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에 대한 이해를 안팎으로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며 "태평양이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